켄마는 숨을 크게 들이쉬며 눈을 떴다. 하지만 눈을 뜨는 것이 무서워 다시금 질끈 감았다. … 고요히 내려앉은 정적.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자 켄마는 천천히 눈을 떴다. 숨은 여전히 가빴고 주먹 쥔 손은 허공을 가르고 있었다. 꿈? 현실? 천천히 손을 내리며 켄마는 주위를 살폈다. 게임기와 배구공이 머리맡에 놓여있고 아이보리색 천장에는 쿠로오가 붙인 야광...
샤워를 마친 메두사가 베스가운을 대충 걸치고 욕실에서 나왔다. 새로 구한 집은 욕실이 쓸데없이 넓어. 메두사가 투덜거렸다. 곧바로 머리를 말리고 싶지만 화장대까지 거리가 멀다. 머리카락에서 떨어지는 물을 멍하니 바라보며 메두사는 생각에 빠졌다. 그냥 잘까. 그럼 머리카락 끝이 상할텐데. 머리카락을 돌돌 말고 있을 때 누군가 욕실문을 두드렸다."응?""메두사...
“대체 이것도 모르면 어떡해. 어제 알려준 공식이잖아.” “끄응-! 츠키시마! 그래서 이게 뭐라고?” 어김없이 돌아온 시험기간, 유난히 시험범위가 넓어 일반 학생들도 힘들어한다. 어김없이 부실에서 머리를 싸매고 있는 히나타와 카게야마. 그리고 그 앞에서 펜을 입에 물고 답답해하는 츠키시마다. 왜 이걸 이해를 못하지?라는 표정으로 내려 보는 게 기분이 나쁜지...
오늘은 키타가와 제1중학교의 배구부 동문회다. 사실 그다지 좋은 기억이 없었던 터라 카게야마는 오지 않으려 했었다. 다만 이런 교류도 중요하다고 등을 떠미는 카라스노 선배들 때문에 오게 됐지만. (반은 우리 동문회도 안 올 생각이냐며 협박하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막상 장소에 도착하니 덜컥 겁이 났다. 그때처럼 아무도 없으면? 혹은 자신을 보고 표정이 굳으...
"상큼군, 우리 저쪽도 가보자!" 날이 좋다. 근근이 있는 하얀 구름이 때때로 해를 가려 지치지 않게 해주고 바람도 여름치곤 선선하다. 오랜만에 맞은 휴일, 놀러가기 더없이 좋은 날이다. 하지만 스가와라의 표정은 그리 좋지 못했다. 자신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질질 끌고 가는 오이카와를 잠시 바라보던 스가와라는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주말이다. 대학생의 주말...
“아, 덥다.” “그러게요.” “너 그 시큰둥한 말투 어떻게 안 되냐? 나까지 처지네.” “죄송하게 됐네요. 천성이라.” 햇살이 곧바로 내려쬐는 날, 바람 또한 잠잠해 나뭇잎 하나 흔들리지 않는 그런 날. 버스정류장에 두 명이 도착했다. 주황색이 포인트인 머리를 비죽비죽 세워 본래 키보다 10센치는 더 커 보이는 소년. 그 옆에서는 소년보다 머리 하나는 더...
얼굴에 빛이 닿을 때,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깨닫는다고 한다. 이 빛이 형광등인가 햇빛인가. 그래서 형광등 빛이 햇빛에 비해 조도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불쾌한 게 아닐까. 하지만 얼굴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는 이 느낌은 분명 아침햇살이다. 하지만 미처 어젯밤 블라인드를 치지 못했는지 생각보다 강하게 내리쬐는 햇살이 조금씩 불쾌할 때쯤 츠키시마는 얼굴을 가리려 ...
1. 버뮤다 삼각지역 - 한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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